↑ Angkor Wat 전경 (Cambodia)
물안개 그림움/ 박증열
친구야!
내가 잘했니, 네가 잘했니
다투지 마세나 시시비비를 가려서 뭣해
모두 나의 잘못이라네.
어쩌면 우린 전생부터 하나였는지 몰라
너와 나의 힘들고 괴로운 일
우리 모두 풀어버리고
자유롭게 살자
한없이 품어주는 바다처럼
받아 주면서 그렇게 살자.
청량한 계곡물이 좋으면
산으로 가고
탁 트인 수평선이 좋으면
바다로 가세나
이제 힘겨움 다 벗어버리고
가볍게 살아가세.
이별한다고 마음마저 잊겠나만
민들레 홀씨처럼 훨훨 가볍게
비행하며 하루, 하루를 살아가세나
어느 날 문득 친구가 안 보이거든
Angkor Wat을 떠올려 보시게
그곳에서 투영될지 모르지
너와 나라는 단어를 빼면
남는 것이 무엇이겠는가?
한순간만이라도 함께 하고 싶어 했고
만나는 기쁨이 환희로 벅찬 때도 있었지
친구 곁을 떠나면서 마음 한 자락 두고
떠나야 하겠지?
그래야 먼 훗날 그리울 때 찾아볼 수 있게
친구야!
언젠가는 우리가 헤어져야 하는 거야
다만 조금 일찍 안녕하는 것일 뿐
사람 사는 세상
산이 있고 들도 바다도 있지
구름도, 바람도 있고.
오래,오래 사랑하는 우리이고 싶습니다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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